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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는 자본이 노동을 지배하는 사회 구조를 비판하며 자본의 성질을 연구해 노동을 해방시키고자 했다. 자본주의 경제의 운동 법칙을 파악하기 위해 자본론을 집필했으며 이 과정은 40년간의 연구와 실천을 포함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이해하며 자본의 시초 축적과 기계 도입의 인한 선성장 후분배의 논리와 그 한계에 대해 살펴봅시다.
마르크스의 자본론 이해
노동의 손에서 태어났지만 노동의 손을 떠나 거꾸로 노동을 지배하게 되는 자본, 마르크스가 꿈꾸었던 것은 이런 자본과 노동의 사회관계의 지양이었다. 그리고 항해를 하는 사람들이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바닷물의 성질을 잘 알아야 하듯이, 쇠를 깎아 도구를 만들려면 쇠의 성질을 잘 알아야 하듯이, 마르크스는 소외된 노동을 자본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자본의 성질을 연구할 필요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가 자본론에서 하고자 하였던 과제는 현대 사회의 경제적 운동 법칙을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자본론'은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아마도 자본론을 읽어야 무식을 면할 것 같은 생각 때문에 서점에서 자본론을 구입한 사람들 중 대다수의 경우 초반의 100쪽을 읽지 못하고 중도포기하였을 것이다. 자본론을 읽을 때 팁을 주자면 노동일부터 읽거나 뒷 페이지부터 읽는 것을 추천한다. 사람은 자기가 접하는 수많은 현상들 속에서 현상의 본질로 파고드는 이성적인 사고의 능력을 발휘한다. 그리하여 이성적 사고의 과정을 거쳐 현상의 배후에 작용하는 사물의 법칙을 획득하게 된다. 물론 이 사물의 법칙을 획득하기까지 통상 1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이 걸린다는 것도 참고해야 한다. 여기에 집필의 과정이 들어간다. 집필의 과정은 짧게 끝날수도 있지만 집필하는 과정에서 다른 이슈가 생기기도 하고 좀 더 명확한 새로운 표현을 얻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집필 과정이 몇 년의 세월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마르크스의 경우 1830년대와 1840년대의 20년 동안 학습과 실천을 통해서 자본론을 써야 할 문제의식을 얻었다. 그리고 1850년대 10년 동안 자본론을 쓰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 연구 기간을 가졌다. 1860년대 여러 편의 자본론 습작을 한 후 마침내 1867년도에 제1권을 내놓는다. 이후 1883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계속 자본론 2권, 3권을 준비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완간은 친우인 엥겔스의 손에 넘어가게 된다. 지금까지 한 권의 책을 쓰기까지 진행되는 연구와 표현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마르크스의 경우 연구 과정과 표현 과정이 정반대를 이룬다는 점이다. 연구 과정은 구체적인 자료들을 수집하고 읽고 분석하는 단계에서 추상적인 법칙을 도출해 내는 단계로 진행했다. 이제 표현의 과정은 추상적인 단계에서는 이들 법칙과 논증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자료들이 나열된다. 이러한 논리 전개를 연역법이라고 한다. 위대한 책을 한번 읽고 그 책의 진가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19세기 유럽이 낳은 천재가 40여 년의 수련을 통해 남긴 저서를 우리가 한 번만 읽고 온전히 이해하려고 한다면 마르크스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자본의 시초 축적
제일 마지막 편인 제8편에서 자본의 '시초 축적'을 다룬다. 자본의 시초 축적이란 오늘날 현존하는 거대한 규모의 자본이 처음 탄생했을 때 어떻게 해서 지구상에 출현하게 되었느냐 하는 물음에 대한 연구인 것이다. 우리는 자본 하면 무슨 물건으로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큰 건물, 대형 기계를 연상할 수 있다. 마르크스에게서 자본은 '자본과 노동의 사회적 관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자본이 어떻게 탄생했느냐의 질문은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느냐 하는 물음이 되는 것이다. 자본의 출생은 '자유로운 임금 노동자'의 등장과 함께 개시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임금 노동자의 자유가 이중의 의미를 갖는 자유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일 노동자가 기득권을 갖고 있다면 임금 노동자가 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의 노동력을 자본가에게 자유로이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임금 노동자는 자유로워야 한다. 노동자가 자신의 생산 도구를 갖고 있다면 자신의 노동의 생산물을 자신이 소유하여 판매하며 생활을 영위할 행복을 누릴 것이다. 따라서 임금 노동자가 출현하려면 자신의 생산 수단으로부터 철저히 박탈당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영국의 인클로저 운동이 갖는 역사적 의미가 바로 여기에서 찾아진다. 비참한 상태의 유랑민들이 한 사회 내에서 아무런 권리를 갖지 못하는 상태로 노동자의 시초를 이루었기에 이후 노동자가 자신의 권익을 찾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겠는가를 암시해 준다.
선성장 후분배의 논리와 그 한계
우리는 자본주의 경제가 발전하면서 노동자의 상태가 자동적으로 개선되어 나가는 것을 배워왔다. '선성장 후분배'로 의미한다. 먼저 나라의 경제를 성장시킨 다음 그 열매를 같이 나누어 먹자는 논리를 우리는 지난 60년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 발전은 생산성의 증대를 가져오는 새로운 기계의 도입으로 상징된다. 우리의 상식과 반대로 마르크스는 자본가가 새로운 기계를 도입하는 이유는 오직 잉여 노동의 양을 증대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노동자의 저항에 의해 노동 시간을 역사적으로 감소의 경향을 보여왔다. 노동자의 노동 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자본가가 가져갈 수 있는 잉여 노동의 양이 줄어든다. 그러면 자본가의 이윤이 줄어들 것은 뻔한 이치이다. 더 만은 이윤이 생긴다면 자본은 이제 심각한 고민에 처한다. 어떻게 하면 같은 노동력을 가지고 더 많은 물건을 생산할까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기계의 발명은 여러 가지 계기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특정의 자본가가 새로운 기계를 도입하는 목적은 오직 잉여 노동의 양을 증대시키는 데 있다는 것은 한 번쯤 경청해 볼 만한 지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87년, 88년에 노동자들의 대파업으로 임금이 오르고 노동 시간이 단축되었는데 이후 노동력을 대체하는 자동 기계들이 대거 도입되었다. 기계 그 자체는 노동 시간을 단축시키지만 자본주의적으로 사용되면 노동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백만 원짜리 기계를 가지고 있는 자본가는 낮에만 기계를 가동하고 밤에는 멈추지만 1억 원짜리 기계를 도입한 자본가는 낮이고 밤이고 기계를 가동할 수 있다. 기계는 노동을 경감시키지만 자본주의적으로 사용되면 강도를 높이게 된다. 노동자의 손은 기계의 규칙성과 신속성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기계는 자연력에 대한 인간의 승리이지만 자본주의적으로 사용되면 인간을 자연력의 노예로 만든다는 마르크스의 발견은 기계 문명사회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중대한 고민점을 제시한다. 기계의 도입이 노동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마르크스는 무려 160여 쪽에 달하는 지면에서 자세히 규명하고 있다. 물론 마르크스의 주장이 전적으로 옳다고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받아들이고 경청하며 현대 사회에 변화에 맞게 움직이면 도움이 될 것이다.